'꿈'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7.06.05 추천 에니-파프리카 (Paprika, 2006)
  2. 2006.12.15 하드보일드 드리머
2007. 6. 5. 09:10

추천 에니-파프리카 (Paprika, 2006)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파프리카 (Paprika, 2006)
감독 :  곤 사토시

이영도씨의 '피를 마시는 새(황금가지)'를 보면 밤의 다섯째 따님인 '꿈'이야기가 나온다. 서로 공유할 수 는 없지만 현실과 기묘하게 연관되어 있고 때로는 현실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도 하는 꿈을 독특한 생명체인 하늘치와 환상계단으로 확장하는 것을 보며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영화는 이러한 '꿈'이 타인과 공유되는 세계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아주 감각적으로 엮은 작품이다. 사건의 갈등은 '권력'을 '권리' 없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힘이라고 믿는 녀석들과-이런 녀석들은 대게 선민의식을 가지고 있다지..-'상상'이라 할지라도 상호동의가 없는 공유, 개입은 '폭력'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대립하면서 발생한다.

무척 마음에 들던 누님인 아츠코는 차갑고 이성적이며 감정표현에 무척 서툰 사람이지만 내면에 밝고 호기심 많은 꿈 탐정인 '파프리카' 인격을 담고 있는 이중적인 사람이다. 그녀의 차가움은 '에반게리온의 레이' 성우가 연기해 더욱 돋보인다.(나는 레이보다 평범하게 반장이 더 좋다구...쿨럭)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러한 주인공의 이중성은 현실에서는 평범하고 부끄럼쟁이인 우리가 '꿈'에서 초능력자가 된다거나 이성과 삐리리, 삐리리, 삐리리 혹은 삐리리할 수 있는 것과 닿아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화의 줄거리는 주인공인 파프리카가 꿈 제어 장치 DC-MINI를 이용해 사람들의 꿈속에 들어가 그들의 정신치료를 하면서 지내는 어느날 개발 중인 DC-MINI가 도난당하고, 그녀는 DC-MINI를 찾아 나선다. 그 와중에 사람들의 꿈을 장악하여 세계를 지배하려는 음모가 밝혀 지고 이야기는 점점 한편의 '울트라반전혼잡로멘스메카닉에로물(?)'로 변해가는데....

정교한 이야기의 빠른 전개 속에서도 다양한 철학적 명제를 제시하는가 하면 영상 자체도 아름답고 성우나 음악도 상당한 공을 들였음을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보다가 순수하게 감탄해 버리고 말았다. 다음은 오프닝 동영상~

'소개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천 영화-Once(2006)  (2) 2007.11.21
추천 영화-즐거운 인생(2007)  (3) 2007.10.09
추천 에니-시간을 달리는 소녀 (時をかける少女)  (0) 2007.04.30
2006. 12. 15. 00:22

하드보일드 드리머

너무 맑아 음산한 느낌이 드는 호수가 보인다.
뒤로는 울창한 숲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텅 빈 공간일지도 모른다.
지독하게 짙은 안개는 그녀의 판단을 흐려 놓는다.
잘 알 수 는 없지만 그녀의 마음은 왠지 무겁다.

이 때 그녀의 아들이 시야에 나타난다.
아들의 얼굴은 몹시 무표정하고 초점은 흐리다.
그녀는 직감적으로 그가 무엇인가에 홀려 있음을 깨닫는다.
크게 소리쳐 그를 불러 세우고 싶지만 왠지 그녀는 소리칠 수 없다.
목 언저리에 걸린 고함이 더욱 그녀를 답답하게 옥죄어 온다.

그 사이 아들은 호수로 천천히 걸어 들어간다. 붙잡고 싶지만 그녀는 꼼짝도 할 수 없다.
눈 앞에서 호수가 아들을 삼켜버리는 장면은 끔찍하다.
그녀의 눈에서는 오래전 부터 계속 눈물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깨닫지 못한다.

그녀의 울음이 격해지기 시작할 때 갑작이 호수로 부터 처녀가 걸어 올라온다.
나무랄 데 없이 착해 보이는 외모지만 그녀는 한 순간에 처녀가 위험한 존재임을 알 수 있다.
갑작이 처녀는 입을 열어 외친다. 목소리가 울리는 것인지 그녀가 떨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목소리는 그녀의 가슴을 때리듯 들린다.

"나는 이 호수에 만년 동안 잠겨있도록 저주를 받았지만 너의 아들을 뜯어 먹고 다시 이땅을 밟았다."

계속 되는 무서움 속에서 아들이란 단어가 퍼뜩 그녀의 정신을 들게 한다.
고난한 그녀의 인생에서 위기 때 마다 늘 그랬듯이 아랫배에서 부터 따뜻한 용기가 퍼져 나온다.
아들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이 그녀의 떨림을 멎게 만들고 차분하게 응대한다.

"나의 아들을 돌려 주시오. 당신은 나의 아들을 가져갈 권리가 없소."
"다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내어 주겠소.
그리고 당신을 위해 공양을 들여 성불 할 수 있도록 빌겠소. 나의 아들을 돌려 주시오..."

처녀는 외견 상으로는 전혀 변하지 않았지만 더욱 위압감이 느껴진다.

"내가 성불할 수 있도록 빌어 준다면 너의 아들을 돌려 줄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너를 믿을 수 없다."

동시에 그녀의 아들은 물 위로 떠오른다. 그런데 아들은 혼자가 아니다.
완전하게 동일하게 생긴 아들이 2명이나 떠 오른 것이다.
게다가 아들의 다리 쪽은 짙은 녹색에 언뜻 비늘로 덮혀 있어 물고기같아 보인다.

그녀는 마음이 다급해 진다. 그녀는 간곡한 마음으로 무릎을 꿇어 부처에게 소망한다.

"처녀를 성불시켜 주십시오...처녀를 성불시켜 주시고 나의 아들을 돌려 받을 수 있게 해주십시오..."

진실된 그녀의 소망은 처녀의 마음을 움직인다. 아들을 슬쩍 가르키자 한명의 아들이 훌쩍 떠올라
그녀 앞으로 던져진다. 그녀는 정신없이 아들을 부둥켜 안고 이름을 불러 보지만 아들은 의식이 없다.
그녀는 아직 호수에 떠 있는 아들과 합쳐져야만 아들이 완전해 짐을 깨닫는다.
다시 침착한 목소리가 처녀를 향한다.

"나의 아들을 데려가려고 하지만 그 것 과는 별개로 나는 당신이 불쌍합니다.
제발 당신의 성불을 계속 빌어 주고 당신을 잊지 않을 테니 제발 나의 아들을 돌려 주세요.."

마지막 말에는 다시 울음이 섞인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퍼올린 진실의 언어가 처녀에게 향한다.
숱제 비명과 흡사하지만 그녀는 간곡하게 외치고 외친다...

.........

눈을 떠보니 울고 있지만 익숙한 감각이 돌아온다.
흠뻑 흘린 눈물과 땀으로 전신이 끈적하지만
왠지 모를 안도감이 밀려온다.
"그렇구나...꿈이었구나.... 휴..."


2006. 12. 13. 엄마의 꿈 이야기...
덜덜덜.....엄마는 완전히 하드보일드 드리머다.......
도대체 엄마의 무의식에는 어떤 세계가 펼쳐져 있을 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두렵다..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