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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7. 25. 10:26

추천 도서-대한민국 개조론(유시민, 돌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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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개조론  
저자 유시민 | 출판사 돌베개 


비범(非凡)한 사람은 드문 편이다. 똑똑하면서 성실하기까지한 사람은 더욱 주위에서 찾아보기가 어렵다. 직종군을 행정직 공무원으로 한정짓자면 이러한 사람을 찾는 것은 더욱 난처한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모든 법칙에는 예외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듯이 여러 방면에서 놀라운 국가인 대한민국에는 비범하면서 성실하고 열정적이기까지한 정치인이 존재한다. 게다가 그는 언변이 유창하고 글재주가 탁월하기까지 하다. 바로 유시민씨가 그렇다. 물론 개인적인 판단일 뿐이다.

내 나이 또래의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정치에는 큰 관심이 없지만 국회에서 져먼스플렉스나 하이킥, 암바, 그래플링이 난무하는 무규칙 이종격투기를 9시 뉴스에서 볼때면 세금이 아깝구나 하고 생각하는 정도이다. 분명 대한민국에서 상위 1~2%내의 교육 과정을 이수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인데 그 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면 나같은 범인(凡人)은 역시 이해할 수가 없는 곳이다. 세상은 2:8 법칙으로 돌아간다고 하니 정치인들도 예외는 아니겠지만 대한민국 국회는 너무 효율이 낮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최첨단의 고도화된 자본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 이러한 직업군이 버젓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꼴사납다.

하지만 그 와중에 구태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어금니를 꽉 깨물고 실천에 옮기는 몇 몇 정치인들이 눈에 띈다. 이 책은 내가 이러한 정치인이라고 믿는 유시민씨가 자신의 정치 경험과 그 과정에서 느낀점을 솔직한 어투로 작성한 글이다. 또한 국민 주권 국가인 대한민국의 국민들에게 주인으로서의 자각을 가지고 근거에 입각한 정확한 판단을 내려주십사 상소하는 글이다.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하는 주장과 솔직하고 직설적인 화법, 특유의 시니컬한 농담이 그대로 녹아들어간 이 책은 한명의 정치인으로서 대한민국의 현재 상황을 진단하고 참여정부와 그가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밖으로는 '선진통상국가', 안으로는 '사회 투자 국가'로의 비전을 제시하는 글이다. 왜 이러한 비전을 제시했으며 이러한 비전을 실현시키기 위해 참여정부와 그가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 왔고 그 와중에 어떤 어려운 점들이 있었는지를 아우르고 있다. 이 중 '사회투자국가'라는 개념이 상당히 신선했다.(선진통상국가는 선택사항이 아니니...)

그의 주장에 따르면 '사회투자국가'는 국민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생계수단을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복지국가'에서 진보된 개념으로 개인들의 삶의 실현의 기회를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제공하려는 개념이다. 그는 대한민국은 이러한 사회투자국가로 진화해야한다고 주장 한다. 50년 동안 세계적으로 유래없는 성공한 국가 대한민국은 이제 빠르게 늙어가 고령화 사회의 문턱에 있으며 이러한 추세로는 과거 '자본'과 '노동력'을 투입하여 이루던 경제성장 방식은 성공할 수 없고 '개인들의 생산성'을 향상시켜 경제성장을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행복한 개인이 생산성 또한 높다는 가정아래 국가는 개인들의 행복한 생활환경 조성에 적극 개입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개입에 발생하는 비용을 '투자'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을 실현 시키기 위한 재원마련 방법에 대한 고민과 일자리 창출 방법, 특정 정책의 개선 방법 등을 제시하면서 주장하는 이러한 정책은 그것의 옳고 그름을 떠나 정치인이 할만한 일이고 근거에 입각한 그의 주장은 합리적이라고 느껴진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언론은 그의 주장을 '대선용 선심공약'이라는 딱지를 붙여서 그냥 매장해 버렸다.

그의 작은 소망은 자신의 주장이 옳다는 것을 알아달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여러분들은 어떻습니까 하고 물어봤을 때 자신이 기울인 노력만큼은 아니더라도 진지하게 듣고, 필요하면 관련 자료를 찾아서 생각해 보고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토론의 장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8개월에 걸친 수십명의 노력에 대해 한번 쓰~윽 훓어 보고 한 가지 단점을 찾아내어 '빨간딱지'를 딱 붙인다음 사장시켜버리는 짓으로는 어디로도 갈 수 없다고 호소한다.

바쁜 국민 중의 한사람으로서 모든 정책을 찾아서 읽어보는 짓따위 할  수 있을리 없지만-틀림없이 죽고 말껄?- 토론의 장마져도 갖지 못한채 온갓 욕설과 방해 속에서 공공의 이익이라고 믿는 가치를 향해 고군분투하는 그에게 박수와 경의를 보낸다. 또한 적절한 토론의 장을 마련해달라는 국민들에게 하는 그의 요구에 합리성을 느낀다. 이번엔 그다지 투표하고 싶지 않았지만 나의 작은 한표로 그의 호소에 부흥할 수 있다면 투표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