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일럿 피쉬 아디안텀 블루
저자 오사키 요시오, 저자 오사키 요시오,
역자 김해용, 역자 김해용,
출판사 황매 출판사 황매
근래 너무 어두운 이야기들만을 골라 읽었다는 느낌이 들어서 좀 밝은 연애 소설-곰곰히 생각해 보면 연애 소설이 밝은 것일리 없다. 밝으면 이야기가 안되잖아.- 을 찾다가 주문하게 되었다. 표지부터 봄날의 복슬복슬한 새끼곰이 아장아장 걸어와 "이제부터 나와 하루종일 뒹굴기 놀이 하지 않을래요?" 라고 물어볼 것 같지 아니한가? 주인공은 다르지만 이야기의 설정이 이어진다는 소개에 두 권을 한꺼번에 주문해 버렸다.
이야기는 매우 감각적인 연애 이야기로 무라카미 하루키씨(이하 하루키)의 '상실' 시리즈와 그 맥이 닿아있는 듯 보인다. 그러나 하루키의 건조한 농담 대신에 모던한 아이콘-파일럿 피쉬, 어항, 화초-을 사용한다거나 과격한 배경 설정-SM 여배우, 에로잡지 편집장, '발기시켜 팔아먹기' 사훈 따위-은 좀 더 섬세한 가벼움을 추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런 차이는 아마도 8살의 나이 차이가 만들어 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무라카미 하루키씨와 오사키 요시오씨의 나이차이는 프로필상 8살 차이다. 하루키씨가 1949년생 아저씨라는거..ㅜㅜ)
파일럿 피쉬는 어항 속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박테리아 수와 수온 등을 적절히 맞추는데 이용되다 환경이 조성되면 비싼 열대어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버려지는 싸구려 물고기다.-이 세상은 이만큼의 계급 체계가 이미 형성되어 있는것이다.- 아디안텀 블루는 허브과 식물로 잎이 토끼풀처럼 생긴 고란초과 식물이라고 한다. 아마 다른 허브들과 비슷하게 물 조절을 조금 잘못하면 말라버리거나 시들어 버리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 두 가지의 메타포는 젊어서 고통스럽고 아름다운 사랑을 흐릿흐릿하게 비춰준다.
범람하는 하루키의 글들 중에 쓸만한 것들에 목메이면서 기다리다 무라카미 류, 요시모토바나나와 같은 작가들에게 기웃거려 본 사람이라면 추천할 만 하다. 가볍지만 나름대로의 선을 가지고 있고 하루키의 상실감과는 느낌은 비슷 하지만 표현은 좀 더 섬세하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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