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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4. 9. 09:33

추천 에세이-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알랭 드 보통, 정영목, 청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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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 원제 Essays in Love  
알랭 드 보통 (지은이), 정영목 (옮긴이) | 청미래


왕년에 사랑 한번 못해본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지구상의 수 많은 술자리마다 꼬박 꼬박 존재하는 연애학 석, 박사님 내지 선수, 감독들은 왜 그다지도 많은지 모를일이다. 하지만 제법 많은 이성을 사귀어 보거나 그네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바로 찾을 수 있다. 그렇다. 연애 별거 없다. 바로 패턴인것이다.

우리가 연애소설, 영화, 드라마에 그렇게 열광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패턴을 깨는 연애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참 무던히도 많은 여인네들을 백혈병으로 죽임으로써 우리는 대리만족(?)의 카타르시스를 얻는것이다.

이 책은 모든 훌륭한 연애이야기들이 표방하는 꼬이다 못해 괴기스럽기까지한 연애관계는 전혀 나오지 않는다. 뻔하디 뻔한 연애이야기-그렇지만 바로 우리의 연애 이야기-를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깨달음을 곁들여 조곤조곤 읊어줄 뿐이다.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 여자가 백혈병에 걸린 내 배다른 여동생일까봐 연애를 안하잖아..내가  ㅠ  _  ㅠ)

이 책에는 우연한 혹은 우연을 가장한 만남을 가진 후 불타오르는 연애 초기, 우리만은 깨지지 않을 운명적 만남이라고 착각하는 단계를 거쳐 상대의 단점까지 이해하고 서로를 받아들임으로써 진정으로 사랑하는 단계가 실제 사랑을 하듯 쓰여있다. 그리고 지금 얻은 행복이 언젠가 없어져 버릴것이라고 불안해 하는 단계를 지나 점차 식어버린 애정을 상대탓으로 돌리고 슬슬 한눈을 파는 단계, 좋았던 옛날로 돌아가기 위해 필사적으로 상대방의 약점을 공격하는 애정의 테러리스트가 되었다가 마지막으로 울고 불며 이별하는 이야기가 적혀있다. 너무도 평범한 이야기지만 작가는 해박한(?) 철학지식들을 끌여들여 그럴듯한 이야기로 만든다.

상당히 젊은 축인 작가는 이 책을 이십대 중반에 썼다고 한다. 이십대의 대범함과 열정, 서투름이 두루 느껴지는 아주 재미있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상당히 지적이면서 시니컬한 성격이고 애정밖에 믿지 않는다는 미도리(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사상사)같은 여성을 남몰래 좋아한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상당히 유쾌하고 시니컬하며 재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