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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4.13 추천 에세이-천 개의 공감(김형경, 한겨레출판사) 2
  2. 2007.03.19 추천 도서-스키너의 심리 상자 열기(로렌 슬레이터, 조증열, 에코의서재)
2007. 4. 13. 11:42

추천 에세이-천 개의 공감(김형경, 한겨레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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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공감  
저자 김형경 | 출판사 한겨레출판사


천성이 게으르기 때문에 좋은 책을 찾아내려는 노력은 특별히 안하는 편이다. 다만 reshout님같이 멋지게 사는 사람들이 추천하는 책을 어깨너머로 슬쩍 보고 있다가 마음에 드는 책이 나오면 낼름 사보는 편이다. 김형경님의 '천 개의 공감'도 이렇게 읽게된 책 중의 하나이다.

나는 정신 분석학에 대해서는 손방이지만 TV에서 버릇없는 아이의 숨겨진 욕구 불만을 잡아내어 그 것을 해결해 주고 가족과 화목하게 지내게 하는 프로를 재미있게 본다.(집에 TV는 없지만..) 또한 원만하지 못한 가족관계에 혜성과 같이 나타난 전문가님께서 이렇게 저렇게 몇가지 마법을 부리면(정말 마나를 쓰지않는 마법사 아닌가..) 뻣뻣한 아버지가 자녀들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넨다던가 소리만 지르시던 어머님이 맛있는 저녁식사를 만들며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것을 보면서 책의 표현대로 현대의 연금술 내지 마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영역이다.

책은 인터넷의 익명 게시판의 상담 내용을 엮은 것 같은 모습으로 조금 가벼운 내용부터 무거운 주제에 이르기 까지 질문과 저자의 답변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전문가지만 전문지식을바탕으로 친누님 혹은 언니같은 말씨를 이용해 건네는 답변은 꽤 설득력 있다.

잘은 모르지만 정신 분석학에서는 유아기의 경험과 당시의 환경을 상당히 중요시 한다는 것을 책을 보면서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이 개인적으로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지만-현재의 이기적임, 나태함, 추악함까지 끌고 들어가 덮어버리는 일종의 변명같아서-작가의 자신의 마음 속에 있는 '상처 받은 아이'를 인식하고 그를 잘 보살피는 것에서 시작하라는 조언에는 깊이 공감이 간다.

익명의 상담자들이 올린 별로 구체적이지 못한 질문때문에 답변 또한 보편적으로 흘러가는 경향이 있지만 역시 대부분의 가정이나 사회, 직장에서 우리가 부대끼는 갈등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말그대로 상당히 '공감'이 가는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자신과 가족, 직장 동료, 친구들과의 관계 개선에 대해 의식적으로 훈련을 해보려는 사람들이라면 가볍게 읽어보는 것이 좋겠다.
2007. 3. 19. 10:02

추천 도서-스키너의 심리 상자 열기(로렌 슬레이터, 조증열, 에코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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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 세상을 바꾼 위대한 심리 실험 10장면
저자 로렌 슬레이터 | 역자 조증열 | 출판사 에코의서재 

심리학에는 관심있어 하지만 심리학 책에는 그다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여느 사람들 처럼 나역시 조사 빼고는 이해할 수 없는 단어로 구성된 길다란 문장들로 가득찬 책을 보면서 진즉 좌절하고 나의 한계를 겸허히 받아들이 지 오래다. 심리학에 대한 기본 지식을 습득해야한다는 나의 에고의 목소리는 귀찮고 어려운 것은 싫다는 슈퍼에고의 커다란 목소리에 묻혀버리고 마는것이다.(왜 Super겠는가..) 그러나 프로이트 할아버지가 말했듯이 에고와 슈퍼에고의 불일치는 역시 리비도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아아악...

이러한 나의 리비도를 조금 해결해 줄 그런 책을 찾다가 "에코의서재" 편집부의 낚시에 딱 걸리고 말았다.

"엽기적인 살인 사건을 목격한 38명의 증인들은 왜 모두 침묵했을까?"
"제정신으로 정신병원 들어가기..."
"드릴로 뇌를 뚫다.."

마케팅 카피가 박력있지 않은가.....역시 이렇게 강한 표현에는 낚일 수 밖에 없는것이다. 나같은 저수지 붕어에게는 떡밥인줄 알지만 다가가지 않을 수가 없다. (슈퍼에고의 목소리는 커다랗다니까..)

책은 10명의 위대하거나 혹은 엽기적인, 어쩌면 엽기적이어서 위대한 심리실험을 작가의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소개한다. 따라서 재미없지만 정설로 받아들여 지는 주류의 의견에 반하는 마이너 의견을 소개하기도 한다. 독자는 그저 흥미로운 이야기에 관심있을뿐이라는 독자의 속성을 작가는 매우 잘 알고 있는듯 하다. 그 중 나에게 흥미로왔던 에피소드 몇 가지를 소개한다.

2. 사람은 왜 불합리한 권위 앞에 복종하는가 - 스탠리 밀그램
나치의 전범 재판에 회부되었던 아돌프 아이히만(Adolf Eichmann)은 히틀러판 인류보완계획(?)의 주요 내용을 설계하고 실행에 옮겼던 인물이다. 어떤 이들은 악마의 자식이라고 할 것이고 하루키 같은 사람은 상상력이 부재한 기계적인 공학도로 평가하기도 하지만 이 책에서는 우리 중 누구나 역사에 길이 남을(?) 악인(惡人)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 한다.

1961년 스탠리 밀그램은 수백명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심리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자(피실험자를 가장한 연극배우)가 퀴즈에서 틀렸을 때마다 4불의 참가료를 받은 피실험자는 일종의 전기고문을 단계별로 스탠리 밀그램의 명령에 의하여 수행해야 한다. 실험자가 소리를 지르는 고통(피실험자는 알아채지 못했지만 연극이었다.)을 호소해도 피실험자들의 65%는 끝까지 명령에 복종했다. 35%는 명령 복종을 거절(저항)했다. 놀랍지 않은가..? 설문조사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정의롭게 답변하지만 막상 유사한 실험 상황에 빠지면 유사한 실험 비율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5. 마음을 잠재우는 법 - 레온 페스팅거
이 장에서는 '양립 불가능한 생각'을 어떻게 인간은 합리화 시키는지 보여준다. 인지부조화론이라고 불리는 이론은 우리가 늘상 격는 일이다. 불합리한 어떤 행동에 대해 우리는 자기를 방어 하기 위해 즉시 그럴듯한 변명을 하나 만들어 두는 것이다. 책에서는 인류종말을 주장하는 종교들이 종말예정일일 지나고도 어떻게 계속 지속될 수 있는지를 예를 들어 이야기 한다.

6. 제정신으로 병원에 들어가기
이 이야기는 동영상이 있어 이로 대체한다.

[Flash] http://dory.mncast.com/mncHMovie.swf?movieID=10019830520070120204147&skinNum=1



8. 우리가 기억하는 기억은 진짜 기억인가? - 엘리자베스 로프터스
공각기동대의 전뇌해킹이야기 처럼 우리는 몇 가지 암시를 통해 전혀 없던 과거의 일을 생생한 기억으로 묘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험이다. 실험자는 몇가지 암시만을 전달했을 뿐인데 많은 피 실험자는 그 상황의 빛깔이나 냄새 정보까지 묘사하였다. 이 실험은 기억으로 진술되는 법정증언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각 에피소드들은 세부적인 심리이론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고 작가의 주관적인 판단이 너무 눈에 띄기는 하지만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쓰여졌고 재미가 있기 때문에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